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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톤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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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30기 박준환 작성일03-12-11 11:22 조회3,4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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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후배님, 바위타실려면 살 좀 빼셔야겠어요.한 80키로 나가죠?\"
이번 인수봉 등반시 나와 한조였던 이천수 선배님의 말씀이다.
\"저~, 100키로 나가는데요\" 하는 나의 말에 당황하시며 나를 위해 루트까지
변경을 해주셨다. 도저히 내 몸으로는 통과할 수가 없는 구간이라 하시며.

사실 나는 매번 교육을 받으면서 내가 괜히 마음만 앞서 신청하는 바람에
나와 다른 분들께 민폐만 끼친다는 생각을 떨쳐버릴수가 없었다.
그냥 디스크에 좋다고 해서 산행을 막 시작했는데 인터넷써핑중 만난 권등.
완전 초보자도 가능하다는 설명에 기냥 아무 생각없이 신청을 했는데...
이건 장난이 아니었다. 안좋은 허리는 하도 몸부림을 쳐서 끊어질듯 아프고
0.1톤의 육중한 무게를 떠받치는 발가락과 손가락은 나죽는다 아우성이고
바위에 조금 오르기만 하면 없었던 고소공포증에 온몸은 사시나무가 되고
정말 미치겠었다. 그런 내가 인수봉을 올랐단다.

사실 나는 인수봉이 어떤 의미인줄 몰랐다.
그저 북한산 여러 봉우리중 하나의 봉우리로만 알았다.
그런데 십수년 또는 수십년을 산행하신 동기 형님들이 인수봉에 올라서서
눈시울을 붉히시고 그 오랜 기다림을 말씀하실때야
인수봉이 왜 그리도 크게 그들의 가슴속에 있는줄을 알았다.

솔직히 나는 아직 바위타는 즐거움을 모른다. 아니 그저 힘들고 허리아프고
위험한 쓸데없는 행위이다. 단지 여러분들과의 약속을 위해,
오늘은 강사님, 동기들께 민폐를 덜 끼쳐주어야지 하며 온다.
하지만 어찌하랴? 이젠 얼떨결에 인수봉까지 등반한 몸
바위와의 동거를 시작하는 수 밖에....
이제부터라도 바위에서 필요없는 살들 다 빼버리고
산행 자주해서 허리 근력도 계속 키우고
동기들과도 자주 만나 암벽 등반 기술도 연마하며
천천히 바위에 대한 애정을 키워나갈수밖에..

아무튼 30기 동기 여러분 이번주가 벌써 5주차네요.
모두 마지막까지 무사히 졸업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인수봉 등반때 많은 도움주신 선배님들께
인사도못드렸는데 늦게나마 감사인사 드립니다.
아마도 제게 평생을 못잊을 경험이 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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