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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학묵(33) 작성일04-05-24 22:00 조회2,6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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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자일에 몸을 맡겼습니다.

두려움이 가슴 저 깊은 곳으로부터

새벽 안개처럼 밀려왔습니다.


헤드랜턴 불빛 너머 보이는 크랙에

떨리는 손을 넣어보지만 거기엔

내가 의지할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목이 터저라 외치시는 선생님의 가르침에

두려움에 떨고있는  내 자신을 추스러

용기을 내어 손을 넣어습니다.


손등이 찢어지는 고통을 참으며 한발 내딛고

암벽화 속에서 부서질 것 같은 나의 발가락을

크랙 속에 끼워 넣고  또 한발 전진

비오듯 흐르는 진한 땀방울 속에

가슴 저 깊은 곳에 박혀있던 두려움을

날려보내며 다시 전진.


그렇게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은 정말 황홀했습니다

크랙에 매달렸을 때의 고통은 씻은듯 사라지고

벅찬 환희만이 가슴 속에 팽창되어갔습니다

인왕산으로 떠오르던 그 태양만큼

가슴이 붉게 물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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