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 커뮤니티_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커뮤니티

게시판

홈블릿커뮤니티 블릿게시판

사랑합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경덕 작성일04-06-08 20:03 조회2,914회 댓글0건

본문


전방 50미터 암릉...

잘 살펴봐라. 옆에 길이 있을 것이다.

(후배들: 그냥 암릉 넘어가지요?)

너그들이 시방 항명허냐? 막히면 돌아가랬당께.
시방 바우가 앞을 딱 막고 있는 형국이니
돌아갈 길 어서 찾으랑께....

이것이 권등에 들어오기 전까지 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후배들아. 바우가 있으면 무조건 돌아간다.\'

하지만 이젠 혼자 가면 분명 그렇지 않을 겁니다.
몰론 확보도 없이 건방떨며 바우에 오르진 않겠지만,
이 바우 저 바우를 넘나들며
인적 없는 어느 바우 위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즐길겁니다.

물을 처음 배울 때도 그랬습니다.
물에게 나를 던질 때 비로소 물이 나를 감싸 올려주었고,
제주도 문섬 포인트의 30미터 검푸른 바닷 속의 두려움 또한
그렇게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산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선등시험 코스 중 대슬랩을 오를 때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이렇게 사랑하는데...
한발 한발 그대 가슴으로 향해가는데...
이런 나를 당신은 거절하시렵니까...\'

얼굴에 여드름나던 시절, 짝사랑하던 독서실 옆집
여고생에게 처음 말붙일 때처럼
무작정 구애를 했습니다.

그러자 대슬랩이, 아니 안산 암장이,
아니 북한산이, 아니 이 대지가
나를 선 듯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그 여고생한테는 채였었는데...

세상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은
정말 사랑 하나밖에 없나봅니다.
사랑없이 하는 행위는 모두가 헛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산을 탄다는 말을 하지 않으렵니다.
산에 안기러 간다고 하겠습니다.
바우를 탄다는 말을 하지 않으렵니다.
바우에 안기러 간다고 하겠습니다.

산을 향한 마음을 새롭게 해준 권등 5주간의 교육이
오래토록 가슴에 남을 겁니다.
친구였다면 분명 꼴통이라고 불렀을 교장선생님...
선임 유강사 선생님외 여러 강사 선생님들..
예티를 비롯한 권등 선배님들.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33기 우리 동문, 동지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좋은 인연으로 만나, 좋은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이 인연이 저 산, 저 바우처럼
오래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커뮤니티_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열람중 사랑합니다. 박경덕 2004-06-08 2914
3293 6월 19일(토) 34기 야바위 때 31기 정기모임 갖습니다 안영민(31기총무) 2004-06-08 3317
3292 벌써 몸이 근질근질하니 큰일입니다. 이나훈(34기) 2004-06-08 2903
3291 18기 동기님. 삼가 인사드립니다 오홍근 2004-06-08 4279
3290 답변글 [re] 교장 선생님. 삼가 인사드립니다 등산학교 2004-06-08 4270
3289 교장 선생님. 삼가 인사드립니다 오홍근 2004-06-08 2807
3288 바우를 통해 인생을 배운다. 최용규(33기) 2004-06-08 3817
3287 34기 1주차 등반교육 사진 업데이트 등산학교 2004-06-08 2797
3286 34기 1주차 등반교육 사진 업데이트 등산학교 2004-06-08 2558
3285 34기 1주차 등반교육 사진 업데이트 등산학교 2004-06-08 2838
3284 33기 5주차 선등시험 등반사진 업데이트 등산학교 2004-06-08 4300
3283 33기 5주차 선등시험 등반사진 업데이트 등산학교 2004-06-08 2889
3282 서산지나 대산.... 등산학교 2004-06-08 4293
3281 암벽반 29기와 빙벽반 7기를 졸업하신.... 등산학교 2004-06-08 2585
3280 암벽반 32기를 졸업한.... 등산학교 2004-06-08 3609
3279 이넘이^^ 업고다녀서.... 등산학교 2004-06-08 2274
3278 땅끝탑 여기서도 발동이라니....^^ 등산학교 2004-06-08 2942
3277 영태 형님 전도석 2004-06-08 3579
3276 답변글 [re] 졸업할때쯤되니,,불만이 찬사가되는구나,, 이학묵(33) 2004-06-08 2652
3275 이 춘상 선배님 이학묵(33) 2004-06-08 3342
게시물 검색
상단으로 가기
서울시 종로구 종로36길 12  Tel. 02-2277-1776  HP. 010-2727-1776  Copyrightⓒ 2000~2015 권기열등산학교 All Right Reserved. Design by G2inet
랭크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