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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사랑 그리고 로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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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 란(32기) 작성일04-07-04 01:08 조회2,6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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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큰 나무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졌다.
  깊은 강물을 건너니 내 혼이 깊어졌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박노해)에서


몸도 영혼도  시들어가고
사람과의 관계에조차 갈증을 느낄때
문득 떠나고 싶어집니다.

그럴때 우리는
가까운 북한산이든,
멀리 남도 기행이든,
한편의 시를 위한 길이든...
크고 작은 여행을 떠납니다.
그 여정을 통해 우리는 마음의 키가 커지고, 영혼이 깊어지는거겠죠.
그래서 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즈음에는 조금은 다른 사람이 되어있겠죠.

열흘 간의 일정으로 캐나다 로키산맥을 둘러보고 돌아왔습니다.
트레킹도 아니고, 워킹도 아니고, 릿지 등반도 아닌,
그냥  여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지요.

캐나다는 그저 자연이더군요.
만년설과 끝없이 이어지는 숲
그리고 만년설과 빙하에서 흘러내린 물로 형성된
에메랄드빛 호수들...
아름다운 자연의 세례를 받아
고갈된 제 영혼도 조금은 촉촉해지고 맑아진 듯 합니다.

밖엔 비가 내립니다.
때론 그 날에 계획했던 일이 마구 엉크러지고
희망이어야 할 사람에게 실망하고 속상해하기도 하지만
어느덧 빗소리가  내 마음을 정화하는군요.
그래서  이 빗소리가 그칠 새 날이 밝을 즈음엔
다시금 사람이 희망이다라고 믿고싶은 마음이 들게되길 바래봅니다.  

- 사람숲을 지나니 내 키가 커지고.
사람의 강물을 지나니 내 혼이  깊어졌다-라고 말할 수 있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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